비타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먹기만 하면 좋을까?
비타민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
몸에 좋은 음식인지 아닌지 잘 가려서 드시는 분들도 비타민에 대해서는 많이 관대해지십니다. 복용 중인 비타민의 종류가 무엇이고 정확히 무슨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먹어야 할 적정량은 어떻게 되고 부작용은 없는지 등에 대한 걱정은 별로 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몸에 좋다고 하고 남들도 다 그 정도는 먹고 있으니까 당연히 나도 여러 가지 비타민을 다양하게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고 오히려 되물으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시고요.
그러나 특정 비타민을 고용량으로 섭취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1596년 북동항로를 탐험하다 조난 당한 네덜란드 탐험가 일행이 북극곰의 고기와 간을 먹고 피부가 벗겨지고 심지어는 사망까지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죽은 북극곰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북극곰의 저주때문이 아니라 북극곰 간에 들어있는 고용량의 비타민A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북극곰 간에 들어있는 비타민A 성분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10,000IU의 3배에 이르는 1g당 24,000~35,000IU가 농축되어 있어 성인 기준으로 약 30g 정도만 먹었다고 가정해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어마 무시한 고용량입니다.
북극의 이누이트족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친 경험으로 이러한 위험을 미리 알고 본인들이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개도 먹지 못하도록 땅속에 북극곰 간을 묻어버렸지만 북극곰 간의 위험성(정확히는 고용량 비타민A의 위험성)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던 네덜란드 탐험가 일행은 꿈속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간'의 역습(정확히는 고용량 비타민A의 역습)에 통수! 통수! 뒤통수를 아주 제대로 당한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이 내용을 접해보시니 비타민이 좋다고 무조건 다다익선 마인드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으려고 접근했다가는 조기사망 이라는 사자성어를 가슴속에 간직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뉴런 세포에 찌릿한 자극이 오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비타민 권장 섭취량은 어떻게 되고 반드시 먹어야만 하는 것인지, 결핍이나 과잉 복용시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타민 섭취를 위해 반드시 비타민제를 필수적으로 챙겨 먹어야 할까요?
비타민제 혹은 비타민 영양제를 따로 챙겨 먹어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쌀밥 혹은 잡곡밥이나 반찬으로 먹는 나물 같은 음식물에도 비타민 영양소가 들어있고 생선이나 소고기 등의 음식에도 비타민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일반적인 식사를 하시되 여기에 치즈나 우유 같은 유제품도 조금씩 곁들여 드시는 식생활 습관을 가지고 계시다면 굳이 비타민제 같은 것을 따로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2. 비타민이 몸속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으로 장기와 같은 몸속 기관들이 노화되는 것을 막아주어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항산화 작용으로 혈관벽이 노화되어 그 기능이 쇠퇴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원활한 호르몬 분비 및 대사작용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보조 효소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포막이 안정화되는데 도움을 줍니다.
3. 긍정적인 면이 많이 있는 비타민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더 좋겠네요?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합니다. 비타민 섭취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E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분류되는데 너무 많이 복용하게 되면 체내에 쌓이게 되고 특히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카로틴 성분을 많이 먹게 되면 흡연으로 인해 폐암 발병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석면폐증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발암 위험을 높이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비타민A를 일일 섭취량의 10배에 해당하는 고용량으로 장기간에 걸쳐 복용할 경우 골절 위험이 무려 40%가량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등 좋은 역할도 하지만 임산부가 고용량을 섭취할 경우에는 몸속에 칼슘 성분이 쌓이게 되어 신장 결석이나 정상적인 신장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그렇다면 따로 비타민 영양제를 먹기보다 과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평소 과일과 같은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이 더 좋겠네요?
그렇습니다. 굳이 비타민 영양제 같은 것을 별도로 먹기보다 평소 음식을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음식들을 골고루 드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음식을 통한 비타민 보충에 다소 어려움이 있거나 고령화에서 오는 신체적 변화 또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체내에서 특정 비타민 소모가 증가하게 되어 따로 비타민 영양제 같은 것을 보조적을 활용해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화로 인한 고령 어르신 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연로하신 노년층 어르신들은 고령으로 인해 비타민 B2 성분이 쉽게 결핍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2 보충을 위해서는 돼지고기나 계란 같은 동물성 식품을 드셔야 합니다.
하지만 치아 상태가 좋지 않거나 소화기능이 떨어져 섭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따로 비타민B 성분이 들어있는 복합 영양제 같은 것을 섭취하시면 결핍된 비타민을 보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흡연자 분들에 대한 비타민 부족입니다. 담배를 피우시는 애연가 분들은 비타민C 소모량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더 큽니다.
그 이유는 흡연을 하게 되면 체내에서 이루어지는 영양소 대사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되고 특히 비타민C 소모량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과일이나 야채를 의도적으로 더 섭취하시거나 이것이 어렵고 번거로우시다면 비타민C 가 들어있는 영양제를 찾아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무실과 같은 실내 활동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원 같은 분들이 비타민 부족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햇빛과 차단된 실내 생활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햇빛을 받아야만 합성되는 비타민D 가 부족해집니다.
계란 노른자나 버섯, 고등어 같은 음식에 들어있기는 하지만 이런 음식을 통해 섭취 가능한 비타민D의 양은 기껏해야 10% 정도뿐이기 때문에 1000IU 정도에 해당하는 비타민D 영양제를 드시면 부족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5. 그래도 채소나 과일 같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을 통해 체내에 비타민을 공급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이것은 경제성과 효율성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비타민C를 섭취한다는 가정하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인 사과를 예로 들어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사과 250g에 들어있는 비타민C의 양은 10mg 정도입니다. 사과 250g이라고 하면 대충 중간 정도 크기를 가진 사과를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사과 1개를 먹으면 10mg의 비타민C를 보충할 수 있다는 말씀이데 비타민C 영양제 한 알에 들어있는 100mg의 비타민C와 동일한 양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사과를 무려 10개나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음식을 통한 섭취도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다면 비타민 영양제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기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일 뿐 어느 방법이 맞고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6. 비타민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비타민C인데요. 비타민C 말고도 우리가 많이 먹고 있는 비타민 성분과 각각의 효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비타민은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용성 비타민이란 지방에 녹아 체내에 흡수되는 비타민을 말하는 것이고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아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E, 비타민K가 지용성 비타민이고 8가지 종류의 비타민 B군과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입니다.
이러한 구분 보다도 꼭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지용성 비타민(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E, 비타민K)을 과복용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용성과 수용성 속하는 비타민 각각의 역할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6-1. 지용성 비타민
6-1-1. 비타민A
- 기능 : 몸속 세포 분열과 세포의 성장 및 면역체계와 생식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안구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야맹증이나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세포막 손상이나 지방간, 간 조직 손상을 야기할 수 있고 더 심하면 골격이 약화되어 골절 위험이 높아지고 심지어는 출산에도 영향을 끼쳐 기형아가 태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섭취 : 우유, 동물의 간, 달걀, 소고기 같은 고기 종류의 동물성 식품이나 호박, 당근 같은 채소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신다면 비타민A가 결핍될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타민A 부족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아 졌다면 영양제를 사러 약국에 가기보다는 과연 골고루 제때 알맞은 음식을 먹고 있는지 식생활 체크부터 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6-1-2. 비타민D
- 기능 : 대표적인 기능은 역시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비타민D는 칼슘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이나 골절 또는 구루병(뼈가 휘어지는 증상) 발생 확률을 줄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행복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감에 빠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 섭취 : 슈퍼푸드로 불리는 연어를 먹거나 계란 노른자 또는 동물의 간을 먹어 보충할 수 있는데 이것은 10%에 불과하고 햇볕을 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직장인이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학생처럼 실내 생활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단 10분 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해님을 만나보세요.
6-1-3. 비타민E
- 기능 : 체내 항산화 작용에 관여하여 혈관의 탄력을 유지해주고 세포막의 산화를 막아주며 수은이나 납 등과 같은 발암물질이나 독소로부터 몸을 보호해주고 적혈구와 혈소판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섭취 : 식물성 오일이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 및 토마토, 브로콜리, 키위, 호박, 현미 등의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체내에서 잘 소모되지 않고 계속해서 순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몸의 이상이 없는 한 비타민E 성분의 결핍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과잉 복용할 경우 설사, 두통, 출혈, 피로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6-1-4. 비타민K
- 기능 : 골 손실을 방지해주고 지혈에 도움을 줍니다.
- 섭취 : 양배추나 상추, 콩, 시금치, 녹차, 냉이 등 대부분의 채소에는 거의 다 들어 있어 쉽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속 대장균이 합성되어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간 항생제 등을 복용해서 대장균이 파괴되는 등의 상황이 아닌 이상 굳이 별도로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 비타민입니다. 부족하면 골 손실이 발생하거나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반대로 과복용하면 고혈압, 심장통증, 알레르기 반응 및 황달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6-2. 수용성 비타민
6-2-1. 비타민C
- 기능 : 괴혈병을 막아주고 인터페론 생산을 촉진시켜 초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또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주어 피부 미용에도 좋은 비타민 입니다.
- 섭취 : 비타민C는 체내에서 합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것이지만 평소에 과일이나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식사할 때 반찬만 잘 챙겨 먹어도 쉽게 결핍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흡연을 하시는 분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비타민C 소모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 쓰시는 정도로 과일이나 채소를 드신다면 따로 비타민C 영양제를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6-2-1. 비타민B9
- 기능 : 비타민B9 는 엽산을 말하는데 이것의 기능은 눈과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고 호르몬 분비를 활발하게 해 주며 뇌 기능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특히나 임산부의 경우 초기 엽산이 부족하게 되면 태아의 선천적 결손증(예: 구개파열)이나 신경관 결손증 및 자폐증 등과 같은 증상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섭취 : '엽산'의 '엽'은 한자로 葉(잎 엽) 자를 사용하는데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 엽산 성분은 녹색 입 채소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밖에 아보카도, 아스파라거스, 콩, 견과류, 우유, 연어 섭취를 통해서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나물 반찬 등의 채소류 반찬을 잘 챙겨 드신다면 엽산이 부족할 일은 거의 없지만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섭취가 부족하다면 특히 임산부의 경우 엽산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하루에 먹어도 되는 비타민 권장 섭취량과 비타민 섭취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일일 비타민 권장 섭취량은 각각의 비타민 종류별로 다릅니다.
수용성 비타민중에서 비타민C는 100mg, 비타민B1(티아민)은 1.2mg, 비타민B2(리보플래빈)는 1.4mg, 비타민B3(니아신)는 15mg NE, 비타민B6(피리독신)는 1.5mg, 비타민B7(비오틴)는 30㎍, 비타민B9(엽산)는 400㎍이 하루 비타민 권장 섭취량입니다.
지용성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A는 700㎍ RE, 비타민D는 5㎍, 비타민E는 10mg a-TE가 일일 권장 섭취량입니다. 그렇다면 비타민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용성, 수용성 비타민 모두 식후에 섭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소장 점막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식후에 드시는 것이 좋고 비타민C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식사 전 빈속에 먹게 되면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식후에 드시기 바랍니다.
8. 마무리
비타민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내 몸에 잘 맞아야 하고 모든 것이 그러하듯 비타민 섭취 또한 지나침이 없어야 합니다.
평소에 모든 음식을 골고루 잘 섭취하신다면 비타민 영양제가 크게 필요 없겠지만 현재 나의 몸 상태나 생활패턴을 고려하셔서 비타민 영양제를 보충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 드실 때 부족한 비타민만 골라 섭취하는 것이 올바르고 현명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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